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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티 블로그 (성주향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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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향 저 | 책만드는집 | 2018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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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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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과의 친화와 결속을 통한 사랑의 시학
『느티 블로그』는, 정형 양식 안에 오랜 시간 흔들리고 출렁여왔던 자신의 기억을 갈무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시대적 과제에 부응하는 성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가령 시인은 그 과정에서 자신의 몸에 가라앉아 있는 통증들을 환기하면서, 또 단단하고 아름다운 상상력으로 그것들을 훌쩍 넘어서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시인 스스로도 “살아오면서 // 마음속에 빛나는 // 보석 하나”를 열망하면서 “멍든 자국을 더 절삭하여 // 눈 시린 광택을 내고 싶다”(「시인의 말」)라고 강조한 것처럼, 성주향 시인에게 ‘시조’는 보석을 만들어내는 일이요, 상처를 넘어 빛을 뿌리는 자기 치유와 사랑의 행위이기도 하다. 따라서 시인에게 ‘정형’이란, 어색한 강제적 굴레가 아니라 매우 맞춤하고도 미학적인 옷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성주향 시인은 정격(正格)의 발화와 단정한 시상을 견고하게 결합함으로써, 정형 양식이 자신의 발화 내용과 형식을 통합한 미학적 결실임을 충실하게 입증하고 있다. 그의 첫 시조집은, 아프게 통과해온 지난 시간들에 대한 충실한 재현 과정을 담으면서 그 시간 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기억에 자신의 열정을 남김없이 바치는 첫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또한 성주향 시인은 이번 첫 시조집을 통해 지난 시간들을 추스르고 응시하는 삶의 형식에 대해 뜻깊은 질문을 하고 있는데, 이때 그가 추구하는 삶의 형식이란 생을 구성하고 펼쳐가는 원리로 기능하는 정신적 차원의 태도를 함의한다. 그는 이러한 삶의 형식을 깊은 기억으로 그려가는 존재론을 하나하나 구체화해간다. 그 안에는 내면과 사물을 잇고 통합하는 친화와 결속의 에너지가 충일하게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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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표준 도서번호(ISBN) : 9788979446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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